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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줄거리

 

1986년 10월 23일, 어느 논밭에서 한 남자아이가 메뚜기를 잡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이후 경운기를 타고 논밭에 온 박두만(송강호) 형사가 밭 옆의 농수로 밑에 있는 나체의 여성 시신을 살펴본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네 아이들은 논밭에서 희생자의 옷들을 가지고 놀고 박두만이 아이들을 혼내는데, 메뚜기를 잡던 남자아이가 농수로 위 콘크리트 위에 앉아서 박두만의 말과 행동, 표정을 따라한다. 이후 박두만과 경찰관들은 용의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하지만 그저 용의자들의 평소 행적과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이것저것 따져보는 초보적인 수사 방식이었고, 그나마도 박두만이 타자기 쓰는 법을 잘 몰라서 용의자가 도와주는 등 당시 경찰과 형사들이 얼마나 어설펐는지 암시된다.

 

시간이 흘러 겨울, 두 번째 희생자가 논두렁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동네 주민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시신 옆으로 와서 시신을 구경하고 정작 제보자는 현장에 없으며, 범인의 것일지도 모르는 발자국 흔적은 주변 통제가 안 돼서 경운기가 밟고 지나가 훼손되고, 감식반도 늦게 오고 박두만 형사와 구희봉 반장(변희봉)이 시신을 앞에 두고 기자 뒷담화를 까거나 말년에 이게 무슨 꼴이냐며 신세 한탄을 하는 등, 그야말로 개판 5분 전이다.

경찰서에서 박두만이 밥을 먹으며 용의자들의 사진이 담긴 책을 바라보자 구 반장은 뭘 그리 사진들을 보냐고 핀잔을 주는데, 박두만은 자기가 얼굴만 보면 누가 범인인지 감이 온다며 본인의 직감을 믿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구 반장이 조서를 쓰고 있는 두 남자를 가리키며 한 명은 강간범이고 다른 한 명은 강간 피해자의 오빠라며 누가 강간범이고 누가 피해자 오빠인지 맞춰보라고 하는데, 박두만이 둘을 빤히 쳐다보는 모습만 나오고 어떻게 말했는지, 맞췄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박두만은 애인 곽설영(전미선)과 성관계를 가진 후 곽설영이 주사를 놔주고 귀를 파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때 곽설영은 방앗간 할머니한테서 들은 이야기라면서 '덮쳐라 백씨'의 모자란 아들 백광호(박노식)가 두 번째 희생자 이향숙을 평소부터 졸졸 쫓아다녔고 이향숙이 죽은 날에도 쫓아다녔다고 얘기해준다. 박두만은 게임방에서 놀던 백광호를 잡아다가 지하실에서 심문을 하는데, 조용구(김뢰하) 형사는 지하실에 들어오자마자 인상이 안 좋다면서 백광호를 발로 짓밟는다. 

 

어찌됐든 서태윤을 제외한 형사 일행은 백광호가 범인이라고 단정짓고 기자들을 불러 기념사진을 찍고 현장검증을 시작한다. 그러나 서태윤은 백광호의 화상입은 손을 보고 이런 손으로는 발견된 시신들처럼 시체를 옷으로 묶을 수 없다고 확신해 백광호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구 반장이 묵살한다. 그러나 현장검증에서 백광호의 아버지 '덮쳐라 백씨'가 달려와 오열하며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고 백광호도 자기가 안 죽였다며 발악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결국 백광호에 대한 영장은 기각되고 백광호는 풀려났는데, 구 반장과 형사들이 밥을 먹으면서 서태윤이 박두만에게 백광호의 자백은 너희가 대사연습을 시킨 게 아니냐면서 의심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이후 구희봉 반장은 잘리고 신동철(송재호) 반장이 새로 오게 된다. 신 반장은 수사보고 중 박두만의 어설픈 모습과 구체적 물증도 없이 강압수사를 했다는 전적 때문에 박두만을 못미더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서태윤은 두 희생자들이 모두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었을 때 살해됐다는 공통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고현순'이라는 실종신고된 여자 역시 살해당했을 거라며 신 반장에게 실종 추정 위치 주변 수사를 요청한다. 박두만은 독고현순이 원래부터 서울 가겠다고 했던 애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정말로 서태윤이 주장했던 위치에서 이전 두 살해 사건과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한 독고현순의 시신이 발견된다. 시신에서 정액이 발견됐으나 너무 오래돼서 혈액형을 판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전까지 희생자에게 별다른 정을 보이지 않던 박두만은 자기가 알던 여자가 끔찍하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에 탄식한다.

 

형사들이 뻘짓을 하는 동안, 공장으로 남편에게 마중나가려던 여인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빨감 외투를 벗고 나갔음에도 밭에 숨어있던 연쇄살인마의 표적으로 찍힌다. 밤길을 걸으며 자기가 부르는 노래 외에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고 불길함을 느낀 여인이 공장 방향으로 급히 뛰어가지만 결국 살인마에게 습격당하고 살해당한다. 4번째 희생자가 발견된 현장에서도 범인의 발자국 말고는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에 별 진전이 없고, 그 와중에 박두만은 사건 현장에 거시기 털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걸 보고 범인이 털을 밀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예시로 승려들이 거시기 털을 밀었다는 걸 얘기하자 조용구가 근처 절을 수사하자고 해서 신 반장과 서태윤이 한심해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서태윤은 4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날 밤 학교 화장실에 대한 소문을 들려줬던 여학생들을 찾아 그 학생들이 다니는 여자중학교를 방문한다. 여기서 김소현과의 대화 도중 그녀의 등허리에 난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을 서태윤이 도와줬다. 서태윤은 김소현을 만나서도 별 힌트를 얻지 못해 급기야 그 여중 화장실에 들르기까지 하는데, 그러다 볼일을 마치고 나오던 양호교사(박현영)에게 들켜 망신을 당한다.

 

양호교사는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성질을 부리다가 문득 생각난 듯 "그것 때문에 애들이 그런 얘기를 하나?" 하고 말을 꺼내더니 "웬 여자가 저쪽 밭에서 일하다 말고 울고 있더라." 하고 '우는 여자'를 언급하며 언덕 위를 가리킨다. 서태윤은 언덕에 사는 여성(서영화)을 만나게 되지만, 겁에 질린 여자는 남자 형사에게 협조하지 않고 여경 권귀옥이 나선 후에야 자신이 당한 일을 들려준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이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시기가 첫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이라고 나왔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은 범인이 본격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연습용으로 당한 것이다. 증언대로라면 언덕에 사는 여자는 문제의 연쇄살인 범인에게 당하고 살아난 것이 확실해 보였지만, 얼굴을 보지 못해 결정적인 증거는 제공하지 못하고, 다만 손이 여자처럼 부드러웠음을 말해 준다.

 

경찰서에 돌아온 서태윤이 박두만에게 '손이 거친 조병순은 범인이 아니라며 풀어주라.'고 하자, 가뜩이나 신경전이 벌어지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여 난투극이 벌어진다. 조용구가 조병순을 묶어놓고 고문한 것을 질책하던 신 반장이 그 꼴을 보고 격노하여 의자를 뒤집어던지며 가세, 경찰서 안은 그야말로 개판 5분 전이 된다.

 

그때 권귀옥이 소리를 지르며 라디오에서 <우울한 편지>가 나오고 있음을 알린다. 거기에 밖에 비까지 내리고 있는 상황에 형사들은 모두 긴장한다. 신 반장은 전경 2개 중대를 요청하여 범인을 검거하려 했지만 전경들이 이미 수원 시내의 데모를 진압하러 간 상태라서 병력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인원이 태부족이었던 형사들은 사실상 앉아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다음날 어김없이 강간살인이 벌어져 5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부검 현장에서 음부에 복숭아 9조각을 넣은 것이 발견되자 형사들은 경악한다. 박두만은 담배를 태우면서 서태윤에게 "서울에서도 이런 거 자주 보나?"라고 씁쓸하게 묻고 서태윤은 당연히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의 응어리가 좀 풀어진다. 박두만은 범인이 기존 자신들의 상식선에 있는 자가 아니었음을 그제야 깨닫고, 자신이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사람들을 비웃으며 "그런 인간들이랑 투닥거리니 범인을 못 잡는다."는 서태윤의 말을 긍정하며, 자신이 애써 만든 용의자 노트를 모두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때 권귀옥이 방송국에서 신청 엽서를 확보해서 박두만과 서태윤에게 연락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비 올 때마다 <우울한 편지>를 틀어 달라고 했던 박현규(박해일)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수사본부 사람들은 사건이 일어나는 날마다 엽서를 보낸 당사자인데다가 손이 부드럽기까지 한 박현규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추궁하지만, 박현규는 완강히 부인하며 "당신네들이 무고한 사람들 족친다는 거, 동네 애들도 안다." 하고 항변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한편 다시 발이 묶이게 되자, 형사들은 고뇌한다. 냉철한 형사 서태윤도 이때는 스트레스로 많이 망가져서, "박현규를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내면 그만이야." 하고 중얼거리는 수준에 이른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최초 용의자였던 백광호(박노식)가 범행 과정을 생생히 증언하던 게, 실은 자백이 아닌 목격담이었음을 깨닫고, 백광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깃집에 달려갔다. 박두만과 서태윤이 달려가서, 잘못했다고 우는 백광호를 진정시키며 이향숙 살인 사건에 대해 묻는다.

 

형사들이 자기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 백광호는 사건현장으로 가서 다시 목격담을 늘어놓았고, "범인이 나보다 잘생겼다." 말한다. 형사들이 백광호에게 박현규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이 범인이냐?" 묻지만 백광호는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아?"라고 엉뚱한 소리만 한다.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박현규가 풀려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그러다가 국과수로부터 수사본부에 희소식이 전해졌으니, 사건 현장 중 한 곳에서 범인의 정액이 채취되어 DNA 검사를 하면 박현규의 범행 여부를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는 것. 소식을 전하는 국과수 담당자는 DNA 분석을 할 수 있는 기계가 한국에 없어 미국에 보내 회답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덧붙인다. 박현규는 요주의 대상으로 서태윤으로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데, 잠깐 졸아버리다가 박현규의 소재를 놓치고 만다. 이에 서태윤은 "이 미친놈은 우릴 엿 먹이고도 남을 놈"이라며 안절부절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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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에 다시 범행이 일어난다. 희생자는 다름 아닌 여학생 김소현이었다. 소현은 다음 날 아침, 빗속에서 음부에 포크숟가락, 학용품이 꽂힌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서태윤이 그녀의 학교에서 등허리에 붙여줬던 반창고는 감식반원들에 의해 증거품으로 채취된다. 망연자실해있던 서태윤은 그 반창고가 떼어진 그녀의 등허리를 옷자락으로 덮어주고 자리를 뜬다. 전에 소현의 등에 반창고를 붙여줄 때 소현이 부끄러워하자 태윤이 "어린 애가 부끄러워하냐." 하고 장난스럽게 면박을 주던 장면과 대비되는 가슴 아픈 장면. 현장에서 서태윤이 걸어가는 장면에 자세히 보면 짤린 변희봉이 처량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장면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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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개한 서태윤은 박현규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집에 있던 그를 급습해 기찻길로 끌고 간다. 박현규를 마구 때리고 권총을 겨누며 범행 자백을 강요한다. 하지만 박현규는 뜻대로 말해 주지 않고, 흥분한 서태윤은 권총을 장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진다. 이때 박현규가 "내가 다 죽였다.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거지? 이제 속이 시원해?"라고 하면서 몰래 날카로운 돌을 집어들고 서태윤의 손을 베어 총을 놓치게 만들고, 분노한 서태윤은 박현규의 따귀를 때리고 발길질을 한다. 때마침 박두만이 그렇게 기다리던 감정 서류를 들고 온다. 서류를 받아든 서태윤이 내용을 확인하는데, 기대와는 달리 박현규를 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서태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충격에 빠진다. 그러다 권총을 집어들고 조준해 박현규를 쏘아 죽이려고 하지만 박두만에게 제지당한다. 박두만은 쓰러진 박현규를 일으켜 세워 진짜 범인이 아니냐며 을러대지만 결국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 채 풀어주고 만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결국 사건은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종결되고,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박두만은 회의를 느끼고 형사 생활을 그만둔다.

 

16년이 지난 2003년, 박두만은 애인이었던 곽설영과 결혼하여 1남 1녀를 둔 가정을 꾸리며 녹즙기 사업을 하고 있다. 이때도 형사시절 버릇을 못 버리고, 아침 밥상에서 자기 아들한테 "너 밤새 게임했지? 아빠 얼굴 똑바로 봐."라고 추궁하며 빈정대는 모습이 압권이다. 그러던 중 일 때문에 어딘가로 가다가, 최초 희생자 발견 장소를 지나게 되자 차에서 내려 그때의 그 농수로를 살펴본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그러자 지나가던 한 여자아이(정인선)가 농수로 속을 들여다보고 있던 두만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얼마 전에도 어떤 아저씨가 이 구멍 속 들여다보고 있었는데."라고 한다. 그 여학생은 그 남성에게도 왜 그 안을 들여다보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에게 했던 남성의 대답은 "옛날에 여기서 내가 했던 일이 생각나서 진짜 오랜만에 와봤다."라는 것이었다. 박두만은 이미 형사를 그만둔 후였음에도, 여학생의 말에 매우 관심을 갖고 그 남자의 인상착의를 묻는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그냥 평범해요."라는 말만 할 뿐. 그 말을 들은 박두만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관객석을 바라보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줄거리 결말 평가 해석 (스포 O)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긴 하지만, 미제사건이었고 봉준호 영화답게 범인의 체포 여부보다는 그 주변을 둘러싼 사회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정보가 적은 해외에서는 끝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는 스릴러는 익숙하지 않아서 영화를 보고나서 허탈해하는 반응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외 역대 최고의 스릴러 영화로 손꼽히면서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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