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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의 미로 줄거리 평가 결말 해석 (스포 o)

줄거리

 

동화책 읽기를 좋아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 오필리아는 임신한 어머니인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산간오지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파시즘 정권에 충성하며 공화파 반군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스페인 경찰 장교로 악명 높은 비달은 회중시계로 시간을 체크하며 카르멘과 오필리아가 제때 오길 기다린다. 비달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으로, 수염 한 톨 없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면도를 하는 등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모습을 보인다.

카르멘은 임신중독증을 앓고 있는 몸으로 무리하게 장거리 여행을 한 터라 건강이 더 악화된 상태였다. 장거리 여행이 이미 허약한 상태였던 카르멘에게 무리임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은 아버지 곁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논리로 카르멘은 물론 그 딸인 오필리아까지 무리하게 산 속에 있는 자신의 목조 저택으로 이사를 오도록 했던 것이다.

 

 

영화 판의 미로 줄거리 평가 결말 해석 (스포 o)

가부장적 마초이즘에 젖어 있는 비달은 카르멘의 상태를 뻔히 알면서도 카르멘보다는 임신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는 의붓딸인 오필리아에게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라 도착한 오필리아가 인사를 건네도 대놓고 무시했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무 죄 없는 농민들이 단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시스트였다.

낯선 환경과 무서운 새아버지에게 위축된 오필리아의 마음은 당연히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네가 그분(비달)을 아버지라 부르면 좋겠다"는 소망을 비쳤지만 오필리아는 냉정한 비달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죽은 친아버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그런 오필리아를 비달의 하녀들 중 가장 젊은 메르세데스가 이모처럼 다정히 돌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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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달의 저택에 도착한 날 밤, 침대에 누워있던 오필리아는 저택에 도착하기 전 숲 속에서 본 곤충과 다시 만나게 된다. 오필리아가 책 속에 나오는 날개 달린 소인 같은 요정의 모습을 보여주자 곤충이 요정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오필리아는 요정에게 이끌려 저택 부근의 큰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발견한 지하세계로 가는 미로의 유적에서 그녀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의 정령인 판을 만나게 된다.

판은 그녀를 공주님이라 부르며 경의를 표하고 그녀는 지하세계의 모안나 공주의 환생이라는 것, 그리고 아버지인 지하세계의 왕은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필리아가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오려면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세 가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그녀에게 그 임무를 지시하는 책을 건네준다. 다음 날 엄마 카르멘과 저택의 하녀들은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예쁜 오필리아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오필리아는 전날밤의 일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어깨에 공주의 증표인 달의 문양이 새겨져있음을 확인하고 들뜬 마음으로 몰래 책을 펴 자신의 첫 번째 과제를 지시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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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임무는 나무의 뿌리에 살며 나무를 말라죽게 만들고 있는 괴물 두꺼비에게 마법의 돌을 먹여 그를 처치하고 그 뱃속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고생 끝에 오필리아는 기지를 발휘해 열쇠를 가져오지만 그러느라 카르멘이 특별히 선물해준 만찬을 위한 예쁜 드레스를 진흙으로 심하게 더럽히게 된 데다 만찬에도 불참한다. 화가 난 카르멘은 그 벌로 오필리아를 굶기지만 오필리아는 들떠서 배고픈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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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오필리아에게 다가온 요정에게 열쇠를 찾았다며 판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한다. 오필리아는 판의 미로로 가게 되고 그 안의 마지막 문이라고 불리는 석상을 보게된다. 오필리아가 형상이 새겨진 석상을 유심히 살펴 볼 때 뒤에서 판이 나타나 석상에 대해서 설명한다. 판은 석상을 가리키며 "뒤에 서있는게 저고 그 앞에 서있는 소녀가 공주님입니다."라며 석상에 새겨진 형상에 대해 설명하다 오필리아가 "소녀가 들고 있는 아기는 누구죠?"라고 물어보자 판은 못알아 들은척 일부러 그 질문을 무시하고 열쇠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두 번째 임무를 보기 위해 책을 펼쳐봤을 때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려달라고 묻자 책이 자궁 모양으로 피로 물들더니, 카르멘의 상태도 갑자기 악화되어 하혈까지 한다. 카르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지 못 하고 있는 오필리아 앞에 판이 나타나 두 번째 임무의 수행을 재촉한다. 오필리아가 "어머니가 아프다"며 할 수 없다고 하자 판은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주며 이것을 우유에 담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고 매일 신선한 피 두 방울을 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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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는 남몰래 판의 지시를 따랐고 덕분에 카르멘의 증상이 주치의도 놀랄 정도로 호전되자 오필리아는 다시 책을 보며 두 번째 임무를 알아본다. 바로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 있는 방에 가 칼을 가져오는 것. 오필리아가 판이 준 분필로 문을 그려서 들어간 방 안에는, 괴물이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을 앞에 두고 잠든 채 있었다. 그 주변에는 괴물이 아이들을 잡아먹는 장면의 벽화라든지, 잡아먹힌 아이들의 신발과 옷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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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는 열쇠로 돌벽을 열어 칼을 챙겼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는...듯 했지만, 굶어서 배가 몹시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그 방의 식탁 위에 있는 진수성찬에 결코 손을 대선 안 된다는 판의 지시를 무시하고 포도알을 두 개 집어먹고 만다.그러자 괴물이 깨어났고 오필리아와 함께 온 요정 셋 중 둘은 괴물이 다가오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려고 정신없게 괴물의 주위를 날다가 그만 뜯어먹히고 만다.

어린아이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을 쫓아오는 괴물을 보고 기겁한 오필리아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정과 함께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다. 요정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판은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 오필리아에게 화를 내더니 "당신은 절대로 지하왕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고 이 세계의 인간들처럼 늙어서 죽게 될 것입니다!"라며 그녀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한편 메르세데스는 숲 속에서 게릴라군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동생 페드로와 긴밀히 내통하여 비달의 계획을 방해한다. 사실 메르세데스뿐만 아니라 카르멘의 주치의도 게릴라군의 일원으로서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주치의는 메르세데스와 함께 몰래 숲으로 가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빼돌린 항생제와 다른 보급품을 전달해준다. 그리고 다음 날 게릴라군은 비달의 처소와 진지를 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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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달 역시 이에 대한 반격으로 숲 근처의 게릴라군을 잔인하게 죽이고 게릴라군의 일원을 사로잡아 혹독하게 고문한 끝에 첩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비달은 고문으로 이미 폐인이 된 게릴라군을 치료한 뒤 다시 심문할 생각으로 주치의를 불러들인다. 이때 주치의의 가방에서 항생제 앰플을 보고, 게릴라들이 갖고 있던 것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주치의가 반군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방에서 앰플을 비교하여 확인을 마친 뒤 게릴라를 고문하던 창고로 돌아오자, 주치의는 게릴라 포로의 요청을 받아들여 약물로 그를 안락사 시킨 뒤였다. 비달은 분노하면서도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는듯이 저쪽에 붙는 것 보다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텐데 어째서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느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묻는다. 그러자 주치의는 "아무런 의문 없이 오로지 복종만을 위한 복종을 하는 것은 당신같은 족속이나 가능한 일이오, 대위"라고 대위의 정면에 대고 말하고는 고문실을 박차고 나간다. 비달은 자신에게 등을 돌려 떠나는 주치의의 등에 권총을 뽑아 쏘아버리고, 가슴에 총을 맞은 의사는 고통스러운 듯 몇 걸음 걸어가다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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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판이 사라지고 나서 오필리아는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은 만드레이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그만 비달에게 들키고 만다.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보고 경악한 비달이 그것을 빼앗아 내팽개치려 하자 오필리아는 "판이 그러라고 했다"며 울먹인다. 그런 오필리아에게 비달은 "동화만 보더니 완전히 미쳤다!"고 화를 낸다. 결국 카르멘이 일어나 자신이 딸을 혼내겠다며 비달을 내보낸다. 

모녀만 남겨지자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현실은 차가우며 동화 같은 건 없다"면서 오필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끝내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그러자 여지껏 잠잠하던 만드레이크 뿌리가 불에 타며 고통스런 비명을 질러댄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카르멘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진통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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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들이 소식을 비달에게 알리자 비달은 급한 대로 군의관을 불러들이고, 그녀는 군의관의 집도하에 비달의 아들을 출산한 직후 사망한다. 아내가 죽고 의붓딸이 슬퍼하는데도 비달은 자신의 아들에게만 신경을 쓰는 냉담함을 보인다. 

카르멘의 장례식이 끝나자 메르세데스는 비달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챈 것을 알고 오필리아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온다. 오필리아는 "혼자 남겨지기 싫다, 데려가달라"고 호소하고 오필리아를 동정한 메르세데스는 오필리아까지 데리고 야반도주하려다 붙잡히고 만다. 비달은 오필리아를 방에 가두면서 "누가 애를 구하러 오면 애부터 죽여라"라고 명령하고 메르세데스는 고문으로 취조하려고 결박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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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가 방심한 사이 메르세데스는 언제나 앞치마의 상단부를 말아접어 지니고 있던 식칼로 결박을 풀고 그를 찔러 제압하고는 "오필리아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비달의 입에 칼을 넣어 왼쪽 뺨까지 찢는 큰 상처를 남기고 도주해버린다. 숲 속으로 도망간 메르세데스는 비달의 명을 받은 그 부하들에 의해 곧 포위되지만 때마침 페드로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이 비달의 부하들을 사살하고 그녀를 구출한다. 비달은 입가에서 뺨까지 난 찢어진 상처를 손수 실로 꿰메고 거즈를 붙인 뒤 진정제로 쓰기 위해 상비한 브랜디를 마신다. 그러나 꿰맨 뺨의 실밥 사이로 브랜디가 다 새어나와 거즈가 젖고 알코올 성분 때문에 본인도 고통스러워한다. 

그 날 밤 방에 홀로 갇혀 슬픔과 외로움에 빠진 오필리아 앞에 판이 다시 나타나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갓 태어난 남동생을 미로까지 데려오라고 한다. 오필리아는 몰래 비달의 방에 들어가 비달의 술잔에 주치의가 카르멘에게 줬었던 약을 다량으로넣고 아기를 안은 채 조용히 나가려했으나 공교롭게도 게릴라군이 들이치며 낸 폭격 소리에 비달에게 들켜버리자 곧바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영화 판의 미로 줄거리 평가 결말 해석 (스포 o)

화면이 바뀌어 오필리아의 피가 미로의 지하에 떨어져 지하왕국의 문이 열리고 화려한 지하왕국이 오필리아의 눈 앞에 펼쳐진다. 그곳에선 공주의 아버지인 지하왕국의 왕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왕비, 그리고 판을 비롯한 백성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왕은 남의 피를 희생하는 대신 자신의 피를 흘리는 것이 마지막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으며 그녀를 칭찬하고 판과 다른 백성들도 모두가 오필리아를 크게 반겨준다. 다시 화면이 바뀌어 미로 한가운데 쓰러져있던 오필리아는 결국 죽게 되고, 메르세데스는 안타까움과 비통함으로 오열한다. 

"그리고 공주는 아버지의 왕국으로 돌아갔고, 정의와 온화함으로 왕국을 오래오래 평화롭게 다스렸으니 온 백성이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지상에 남긴 흔적들은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아는 자들에게만 보인다고 한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판의 미로 줄거리 평가 결말 해석 (스포 o)

2006년에 칸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었을 때 2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일화로 유명하다. 역대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기묘하게 아름답지만 병적인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 비극적이고 동화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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